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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전 자기만족을 위해 쓰는 키세와 쿠로코의 이야기

* 10년 후의 미래 날조 설정입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그 언젠가

kise ryota X kuroko tetsuya



기억을 들여다본다. 삶에 오른 내가 차창 밖 내게 시선 한 번 곱게 주는 일 없이 비껴가는 나무들, 몹시도 빠르게 나와는 반대로 바람을 몰고가는 구름들을 쫓아보려 애를 쓸 때처럼 속수무책으로 나를 향해 쏟아지는 기억들을 받아내며 하나 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려 나는 지금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안팎을 가로 막고 있는 투명한 유리창 위로 숨결을 불어 애써 흔적을 내려 애써본들 속수무책으로 사라져버리는 입김을, 손끝 지문으로 꾹 꾹 눌러가며 유리창 위에 거듭 새기기 위해 노력해도 속절없이 서서히 쪼그라들고 사라지는 모습만을 지켜보는 사람처럼, 나는 기억을 수정할 수 없고, 그저 가만 가만히 들여다보며 너머에서-현재에서 지켜보는 일만이 가능한 것이다.


기억을 들여다본다는 말은 추억을 상기하는 말로 쉽게 표기되고 전환되고 동의어처럼 다뤄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저 속절없이 과거의 자신을 들여다보고 들여다보고 들여다보다, 들여다보는 일만이 전부로 끝나는 허무한 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언젠가의 여름, 제법 자라난 앞머리가 그의 눈썹을 가리고 있었고, 그와 반대로 나는 제법 머리칼이 짧아져 있었다. 저들사이의 먼 거리조차도 옆집 들락거리듯 찾아오는 그에게 익숙해진 나는 이젠 별다른 의아함도 의구심도 갖지 않고 잔소리 따위는 접어둔 채 시시껄렁한 그의 농담이나 타령에 맞춰 적당한 박자에 대답을 하거나, 그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주제를 환기시켜버리는 놀라운 재주까지 생겨버렸다.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 묻거나, 이 만남의 정의 혹은 목적 따위를 묻지 않은 지는 너무도 오래 되어버렸다. 우리의 만남엔 이름이 없었다. 있었다면 아마 그와 내가 내린 정의는 부단히도 다른 이름으로 존재해, 그가 상기하는 기억과 내가 지니고 있는 기억 역시도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었으리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름, 작열하는 햇빛은 모든 물질의 내부로 파고들기 위해 쉼 없이 요동치며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닌다. 아스팔트 위, 길가에 세워진 아담한 소형차의 사운드 미러, 길모퉁이에 자리잡은 볼룩거울까지도 온몸으로 들쑤시고 다닌다. 내부를 탐하지 못한 빛이 제 엷디 약한 망막을 노려 제 내부로 파고드려는 욕구를 육식동물이 송곳니를 빛 아래서 번뜩거리며 드러내듯이 불록 거울을 통해 제게 송곳니와 같은 날카로운 빛을 내비치고 있었다.


나는 눈을 감는다. 바닥으로 고개를 숙인다. 게슴츠레 뜬 눈으로 담벼락으로 몸을 밀착시킨다. 담의 안쪽에서부터 자라났을 거대한 나무가 햇빛을 방어하며 마련해준 응달에서 숨을 돌린다. 손끝이 축축하게 젖어 들어간다.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며 검지와 중지, 약지와 새끼손가락에 이르기까지 차가운 제 몸을 비비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이스크림 다 녹아버렸네요. 정말, 쿠로콧치는 언제나 먹는 속도가 느리니까……

.”


그는 하드를 입에 문 채로 가방을 뒤적거리며 휴지를 찾는다. 나는 끈적거리는 손을 고양이처럼 핥아본다. 혀끝에 소다맛이 배인 손가락이 닿았다. 그는 물티슈를 한 장 내어주었다. 나는 꼼꼼히 손을 핥으며 바닥을 향해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잖아 막대 끝에 드러날 글자를 마주하기 위해서,


쿠로콧치.”


글자가 드러나기보다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속도가 더 빨랐기에 나는 막대에서 눈을 돌린 채 그를 바라본다. 몸의 왼편이 햇볕에 걸쳐져 있는 탓에 그를 제대로 올려다보기가 힘이 들었다. 햇볕을 튕겨내느라 부산스러운 그의 왼편을 피해서 검은 응달 아래서 어둑어둑한 그의 왼편만을 주시하며 나는 라고 대답했다. 그의 눈동자가 어둡다. 아마도 그건 빛과 지극히도 대조되기 때문으로,


카이죠로 전학오지 않을래요?”


빛이 밝아서 그림자가 어둡다. 나는 고개를 내려서 막대 끝을 바라본다. 막대를 들어 올려 그의 눈높이에 맞춰 내보였다.


꽝이네요.”


나의 대답에 그는 웃는다. 언제나처럼. 일상처럼. 평소처럼. 그러니까, 변함없이 웃는다. 변함없이 그는 웃고 있고, 나는 변함없이 그의 앞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도망치지 않고 있어서, 그가 변함없이 웃고 있다는 건 변함이 없다는 것이기에, 그건 상처를 받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가 변함없이 웃고 있다는 건 그가 상처가 없기에 상처를 준 사람이 없음으로,


나도 꽝이에요.”


나는 그에게 상처를 주지 않음이 된다. 말이 안 되는 것만 같은 이 기묘한 공식은 언제나 자연스럽게 그와 나 사이를 연결시켜주고 있었다. 실로 부자연스러운 공식이 만들어 준 자연스러운 관계.



오늘은 당첨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말이죠.”

운은 쉽게 따라주는 게 아니니까요.”

이만큼 정성을 보였으면 하늘도 감복해서 운을 줘야 하는 게 아니에요?”



3학년 여름, 빛이 너무 밝아서 모든 그림자가 더욱 가늘고 작고 소심하게 웅크려 들어있었다. 지독한 열기로 건식 사우나 속에 들어가기라도 한 듯 숨을 쉬기가 버거웠고, 매순간 목덜미에 땀이 맺히는 나날이었다. 무릎 뒤는 물론이고 팔에도 땀이 들러 붙어서 마치 땀으로 된 작은 막 속에서 살아가는 것만 같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와 나는 떨어져서 걸었다. 서로의 몸이 닿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해가며, 손 한 뼘 정도의 거리감을 두고 걸었는데, 그러다보면 언제나 그의 몸이 반으로 갈렸다. 한 쪽은 응달에, 나머지 한 쪽은 양지에 놓여 진 채로 그는 내 옆을 걸었다.



있죠, 쿠로콧치.”

. 키세군.”

있다가 가면서 한 개씩 더 먹지 않을래요? 이번에는 당첨될지도 모르니까.”



그는 해사하게 웃는다. 나는 배탈이 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고, 그는 이렇게 찌는 더위에 아이스크림 두 개 쯤 먹는다 해서 탈이 날 것은 없다며 웃는다.


이번에도 꽝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럼 한 개 더 먹죠.”



폴짝 뛰어 내 앞을 가로막고 선 그는 지금 양지에 서 있다. 쾌활한 목소리로,

그러다보면 언젠가 당첨이 나올지도 모르잖아요.” 라고 말하고 나는,

그것 참, 긍정적이네요.”하고 대답한다.

한 개의 기억. 두 번째로 사먹었던 아이스크림에서 무엇이 나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당첨이었는지 꽝이었는지, 꽝이라면 그와 나 둘중에 누가 꽝이었는지, 혹 둘 중 하나라도 운좋게 당첨이 되지는 않았었는지. 기억이 없다.


 

, 당첨이다!”


겨울을 앞둔 계절이었다. 중간고사가 막 끝났다며 같이 놀기를 청해오는 그를 거절할 수가 없어 수락한 날이였다. 뺨을 쓸고 지나가는 바람이 제법 칼칼했고 하늘은 맑았다. 춥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따금 한기가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 바람에 솜털이 바싹 바싹 오르기도 하는 그런 날이었다. 춥다고 말하면 춥다고 말하고, 선선하다고 말하면 선선하다고도 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기에 그는 돌아가는 길에 습관처럼 아이스크림을 찾아 입에 물었다.


이것 봐요, 정말로 당첨!”


그가 해맑게 웃으며 응답을 구해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축하드립니다. 하고 말했었다.


이걸로 다시 먹는다면 또 당첨이 나올까요?”


엉뚱한 질문이었다. 나는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고 말해본다. 그러니까, 어차피 당첨으로 된 아이스크림을 먹든 제값을 치르고 산 아이스크림을 먹든, 결과에는 그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새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는 점에서 시작점이 동등했고, 그로 인해 확률 또한 동일했다. 당첨이 된 아이스크림은 당첨이 된 순간에 확률이나 운의 시효가 이미 지나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차후의 일들에 그 어떤 인과에 끼지 못한다.



그럼 당첨된 지금이 제일로 운이 좋은 거네요?”

그런 셈이죠. 운이 좋게 희박한 확률 속에 포함됐으니까요.”

카이죠로 올래요?”

거절할게요.”

지금 제 운이 좋다면서요!”

말씀드렸듯이 그 당첨 확률은 차후의 그 일에 대해서 그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고 방금 전 분명히 전달했던 거 같은데 말이죠.”



무엇보다 중간고사마저 끝나버린 가을이었다. 세삼스레 카이죠로 전학을 갈 이유도, 그가 나를 데리고 갈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거듭 전학을 권유하고 있었다. 농구경기의 출전이라면 이제 와서 손발을 맞추기에도 늦은 기간이었고, 그와 내가 손발이 척척 맞는다쳐도 다른 팀원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일이 남겨져 있었다. 뭣보다 이런 시기에 닦달하듯 친밀감을 쌓는다는 것 자체가 넘어설 수 없는 커다란 장벽이기도 했다.


연신 제게 카이죠로 올 것을 권유하는 그의 의중을 알기가 힘들었다. 저와 농구를 하고 싶어서? 그렇다면 얼마든지 연습게임이라던가 길가에 세워진 농구골대 밑에서 원온원을 펼쳐보인다던가, 주말에 만나 친교라는 이름 아래서 모두와 다 같이 경기를 벌이면 되는 일이었다.


이제 와 저보고 그림자가 되어달라느니 자기가 빛이 되겠다느니, 타령할 남자는 아니었다. 제 라이벌로써 당당히 저를 마주하고 싶어했던 그였기 때문에 이제 와 그런 변덕을 부릴 리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키세군.”

.”

당신은……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와 시선을 맞췄다. 뱉어내려고 하니 말은 마치 목에 걸려버린 알약처럼 꺼내기도 삼켜버리기도 애매한 채로 불쾌감만을 선사하고 있었다. 알약이라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천천히 녹아서 언젠가 제 속으로 흡수되고 불쾌감이 소멸될지 모르지만, 이 말은 너무도 딱딱한 알약과도 같아서 결단코 녹아서 제 속으로 다시 흡수될 일은 없어보였다.


빛이 되고 싶은 겁니까?”





 

 

쿠로코 테츠야는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가락에 몸을 잔뜩 긴장시켜버리고 말았다. 그저 다 도착했음을 알리는 그의 조심스럽고 평범하기 그지 없는 손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쿠로코 테츠야는 줄곧 제가 긴장 속에 저를 방임해왔음을 깨달아버린다.


도착했어요.”

, 감사합니다.”



확실히 택시보다 빠르고 승차감도 좋았다. 연예인들이 타고 다니는 고급 벤이란 건 원래가 이렇게 승차감이 좋은가, 쿠로코 테츠야는 생각했다.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이 좁다면 좁고 넓다면 넓은, 푸른 하늘 따위는 썬팅된 창문 탓에 꿈도 꿔볼 수 없고 언제나 먹빛으로 물든 정경으로 보아야 하는 벤이지만, 샌드위치처럼 끼워진 휴식시간에 샌드위치로 급하게 밥을 떼우는 식탁이기도 하며, 이동하는 시간 내에 기절하듯 잠을 잘 수 있는 침대도 되어주어야 했고, 일생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는 인간들처럼 일상의 대부분을 차에서 보내는 연예인들에게 벤이란 집과 마찬가지였고, 그렇기에 더욱 편안함을 중시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기에 그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의 체취란 굳이 자각하지 않으려 해도 감각으로 먼저 와닿아 버리는 것이다. 마치 집안 곳곳에 흔적이 묻듯 차 내부엔 키세 료타, 그의 흔적이 묻어 있었다. 제 앞에 선 거대한 벤의 문을 열어주며 키세 료타는 저답게 투덜거리던 모습을 쿠로코 테츠야는 상기한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청소라도 좀 해두었을텐데.”

얻어타는 주제인 걸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깔끔한 차가 좋잖아요? 아아, 조금 엉망일 거예요. 촬영 끝나자마자 아카싯치쪽으로 가느라고 정리 따윈 못했으니까.”



확실히 차의 내부는 깔끔치는 못했지만, 그렇다해서 불편할 정도로 지저분한 상태도 아니였다. 창가에 자리잡은 손잡이에는 촬영 컨셉용이 분명해보이는 옷가지 몇 개가 걸려있었고, 뒷좌석엔 사람따윈 태우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듯 메이크업 박스 따위가 너저분하게 널려있었다.


차에 먼저 오른 쪽은 쿠로코 테츠야로, 그는 조심히 안쪽 좌석에 몸을 옮겼다. 자연스레 반대쪽 문가 좌석엔 키세 료타가 앉게 되었다. 매니저와는 별다른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키세는 자연스럽게 쿠로코에게 집 주소를 물어보았고, 쿠로코는 그저 집에서 가까운 역의 이름을 대었다. 그러니까, 딱히 경계하려던 건 아니였는데 자연스럽게 역을 말해버리고 만 것이다.


아주 잠깐, 그는 경직된 얼굴로 쿠로코 테츠야를 바라보다가 예의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특유의 살갑고 정다운 목소리로 매니저를 향해 들었죠~? 가줘요, 미츠밧치!’ 하고 쾌활히 외치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는 차 속에서 그 어떠한 음성도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키세 료타가 말을 뱉지 않았기에 쿠로코 테츠야도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 침묵과 정적은 아슬아슬한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듯 긴장감을 유발했지만, 여기서 자칫 잘못해 말을 한다면, 얼음판 위를 걸어낸다면, 아무리 조심히 슬며시 지렁이가 땅을 기듯이 가볍운 동작으로 움직여도 반드시 깨질 그런 얼음판이였기에, 차라리 이대로 서 있는 편이 나았다. 그러니까 침묵을 지키는 편이 좋았다. 그래서 쿠로코 테츠야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정면만을 응시했다. 차가 덜컹일 때마다 옆에 걸린 옷걸이가 흔들렸고, 옷이 펄럭였고, 키세 료타의 체취가 멋대로 콧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불쾌하진 않았다. 다만, 불편했다. 몹시도.


 

감사합니다, 키세군. 일부러 저희 동네까지 돌아서 집에 가게끔 만들어서 죄송하군요.”

, 괜찮아요. 내가 운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잖아요. 교토와 도쿄만큼?”



쿠로코 테츠야는 낮은 목소리로 그렇군요, 라고 대답했다. 그가 빨리 발을 돌려 저와 멀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차 속에서 몹시도 많은 생각을 해버렸기에 머리가 아픈 것은 물론이고 뒤늦은 피로감이 엄습해오고 있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임계점에 다다랐음을 누구보다 여실하니 느끼고 있을 쿠로코 테츠야였기에, 그는 한시라도 빨리 그가 저에게 작별 인사를 해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제 앞에 선 그는 무슨 영문인지 돌아서지를 않는다. 아아, 그렇지. 이곳은 역전이다. 그러니 아마도 제가 발을 움직여 걷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쿠로코 테츠야는 작게 고개를 숙인다. 키세 료타를 향해서 고개를 가냘프게 끄덕여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키세군.”


하고 말하곤 걸음을 옮겼다. 평소의 그 치고는 제법 빠른 걸음걸이였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며 역전 앞 로터리를 돌았을 쯤이었을까, 누군가 매서운 손길로 제 손목을 낚아챘다. 뻣뻣한 소매에 쓸려버린 모양인지 손목이 얼얼했다. 고통에 신음을 뱉기보다는 상대를 확인하는 게 먼저였지만, 굳이 고개를 들어 대상을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놓아주세요, 키세군.”


키세 료타가 제 손목을 강하게 붙잡고 있었다. 그렇게 붙잡아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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